2008-10-02

강의석의 누드 퍼포먼스





두 장의 사진을 놓고 생각해보자. 나는 강의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저따위 은색 반짝이 전대물 악당 병사 스타일의 배꼽티를 입는 것보다는 홀랑 벗어버리는 편이 훨씬 도덕적이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웃통을 까고 헬보이 코스프레를 하던 9월 30일의 지리멸렬한 그것과 달리, 과자로 만든 총을 쏘다가 씹어먹어버리는 퍼포먼스는 퍼포먼스로서도 나름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군대에 대한 입장과는 별도로, 이번만큼은 강의석의 돌발적인 행동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다.

댓글 2개:

  1. 저 또한 :)

    그런데 지난번 박태환사건때문에, 사람들이 강의석의 퍼포먼스를 그 자체에 주목하기 보다는, "강의석의 똘끼짓의 일환"으로 재단해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그 재기발랄함이 많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전술에서 이기고 전략에서 진 경우랄까요...

    이사 후유증은 좀 어떠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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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간 강의석이 여기 저기 너무 심하게 기웃거리고 다닌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기술만큼은 확실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지요. 그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거니와, 자기보다 높은 사람에게 알랑거리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벗고 튀어나와서) 이루어내는 것이니만큼 너무 도끼눈을 뜨고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건 뭐랄까, 가령 낸시랭이 할로윈 파티에서나 쓸법한 촛불 유령 복장을 하고 촛불시위에 나왔더라면, 아무리 '목적'이 뻔히 보이고 사람이 싫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것과도 마찬가지겠습니다. 재미있는 세상이에요.

    이사 후유증을 털어내고 기분전환도 할 겸 주말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 덕에 답변이 늦었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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