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6

고양이들과 사는 옥탑방

심상정 전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손낙구는 <부동산 계급사회>(후마니타스)에서, 부동산을 기준으로 삼아 사람들을 여섯 계급으로 나눈다. 그걸 보니 이런 제기랄, ‘부동산 6계급’에서 벗어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또 ‘부동산 6계급’에 묶여버리고 말았다. 약수동 달동네에서 이태원의 옥탑방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고양이들과 함께 살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책상 하나, 변기 한 개", 경향신문, 2008년 10월 16일


누가 보면 토굴에서 사는 줄 알겠다. 부동산 6계급에서 못 벗어났긴 하지만, 전에 살던 집에 비하면 더 없이 좋다. 그것을 입증할만한 사진 몇 장을 블로그 독자들께 공개하고자 한다.

일단 문제의 그 '책상' 사진. 지금도 그 책상에 앉아 있다. 출연한 고양이는 가을이.


창문에서 바깥을 바라보고 있는 입동이. 여느 옥탑과는 달리, 한쪽 벽면이 전부 창으로 되어 있거나 하지 않다. 비교적 난방비가 적게 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음.





현관 앞 옥상에 서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라본 모습. 이사온 다음 날, 즉 9월 27일 찍은 이태원 전경이다. 첫 번째 사진에서는 헤밀턴 호텔이 보이고, 첫 번째 사진과 두 번째 사진에서 이슬람 사원의 탑이 보인다. 한강이 지척이라 바람이 잘 불고, 바람이 잘 불어서인지 날씨만 좋으면 빨래가 고슬고슬 잘 마른다. 여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마지막 서비스컷으로 새 집에서 첫날 밤을 지낸 가을이.

댓글 2개:

  1. 새 터가 마치 신혼집 같은데요. 벽지가 정말 화사하네요. ^^;
    전 옥탑방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는데, 전경이 좋네요. 게다가 빨래까지 고슬고슬하니 잘 마른다니 부럽습니다. 그곳에서 좋은 글 많이 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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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 꽃무늬 벽지는 제가 고른 게 아닙니다. 이사 오기 전부터 발라져 있더라고요. 새로 깨끗하게 칠해진 거여서 다시 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보다보니 적응되어서 잘 살고 있죠.

    그놈의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때문에 환상이 큰 것 같은데, 사실 옥탑은 주거 환경으로 그리 좋은 곳이 아니죠. 옥탑이어도 전경 안 좋고 빛 안 드는 곳은 넘쳐납니다만, 다행히도 저는 좀 나은 곳을 찾았어요.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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