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8

20170101 - 20170107: 러시아 해킹 청문회, 주한 일본대사 초치, 중국 위안화 절상

* 현지시각 1월 5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러시아 해킹 청문회'에서, 미국의 정보 당국 수장들은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으며 그 과정에서 푸틴의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미 러시아의 개입을 확인한 CIA, FBI에 뒤이어,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국장 겸 사이버사령관, 마르셀 레트라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 등도 같은 의견을 표명한 것이다.

이번 청문회는 상원 군사위원장인 공화당 존 매케인 의원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그는 러시아의 선거 개입을 조사하는 것이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러시아의 해킹이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예측하지 못했던 공격"이며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인해 선거 결과가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클린턴 지지자들의 희망사항과 달리 선거인단의 투표에서 결과가 뒤집히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문제는 끝난 선거 결과를 어떻게 뒤집느냐가 아니라, 트럼프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법과 제도를 어떻게 악용하고 나쁜 선례를 만들지 여부다. 이미 그의 친인척들과 관련한 온갖 이해충돌사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트럼프의 주변인들은 요지부동이다. 이 와중에 공화당의 매케인 의원이 앞장서 미국 대선의 러시아 개입을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오바마 미 대통령은 35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역시 다음주에 청문회를 예고하고 있다.


* 부산 소재 일본총영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것에 반발해, 일본 정부는 주한일본대사와 부산총영사를 '일시 귀국'시켰다. 동시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한일통화스와프 협상의 중단과 한일 고위급 경제협의의 연기도 발표했다. 1월 6일의 일이다.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끼리 항의의 뜻을 표하기 위해 대사 등 주요 인물을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것을 '초치(招致)'라고 한다. 이것은 외교적 표현 중 하나이며 대단히 높은 수준의 항의이지만 국교 단절이나 전쟁의 개시 등을 즉각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독도를 방문했을 때에도, 일본 정부는 무토 마사토시 당시 주한 대사를 소환했다. 무토 당시 주한 대사는 12일 후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한국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라는 사안의 무게를 놓고 볼 때 나가미네 대사의 일시 귀국 기간은 그보다 짧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2011년 3월 25일 종로구청 건설관리과에 평화비 건립을 위한 도로점용 허가를 요청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영종 구청장은 동의하는 차원에서 정대협과 면담을 나누면서, "건축사 출신답게 이 자리에서 “소녀의 모습을 담은 ‘소녀상’을 만들면 좋겠다” “소녀상 옆에 예전 초등학교에 놓여 있던 나무의자를 하나 더 놓았으면 좋겠다” “제목을 ‘기다림’으로 하는 게 좋겠다” 등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놨다"고 한다. 구청장이 앞장서 처리한 덕분에 도로점용허가 비대상시설물로 구분될 뻔했던 평화비, 혹은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될 수 있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평화비는 2016년 12월 31일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된 것이다.


* 1월 6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고시환율을 달러당 6.8668위안으로 조정했다. 1월 5일 1달러가 6.9526위안에 교환되고 있었으므로, 달러 대비 환율을 0.92%p 가량 한꺼번에 끌어내린 것이다. 위안화 가치를 이렇게 극적으로 절상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화 강세가 지속된 결과 벌어지는 불가피한 현상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자본들이 미국으로 향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통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매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에 따라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외국 자본의 흐름을 가속화하여, 결국 1달러당 7위안의 벽을 허물어뜨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는 그러한 시장의 흐름에 저항하고 있다. 달러 대비 환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중국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기축통화의 길은 멀어진다. 수출기업에는 도움이 되지만 해외 자본의 이탈을 막기 어렵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행의 적극적 개입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기록적 절상에도 오후 4시 30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0.71% 떨어진 달러당 6.83위안에 거래되"었다. 이번 위안화 절상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트럼프의 협박에 대한 반박이 될 지 모르지만, 아무리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려 해도 시장의 흐름이 그와 정 반대라는 것은, 기축통화국을 꿈꾸는 중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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