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22

피랍 사태를 바라보는 한 논객의 견해

"가장 원망스러운 것은 분당의 샘물교회다. 이 시점에서 만일 대한민국이 알카에다 무장 폭도들의 협박에 무릎을 꿇는다면 대한민국의 위상은 어떻게 될까? 샘물교회는 참으로 대한민국에 엄청난 폐를 끼치고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전 세계인들의 앞에서 구기게 할지도 모르는 경거망동을 한 것이다."

아프칸의 딜레마, 지만원(시스템클럽 대표)

'개신교도들은 욕을 먹어도 싸, 누가 가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왜 생각없이 그런 곳에 가서 여러 사람들 애먹이고 지랄이야? 잘됐네 뭐, 순교하면 천국행 직빵이니까' 등등 볼멘소리를 하는 당신은 지만원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지만원이 하는 말이라고 해서 꼭 틀렸다는 건 아니고 그냥 사실이 그렇다고.

2007-07-16

학교와 청소와 군대

교내청소, 교육인가 인권침해인가… 교육현장 새 골칫거리

학생들이 학교에서 청소하는 것을 부당하게 생각하면 할수록, 징병된 병사들이 내무반 청소를 하며 시간을 죽이게 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줄어든다. 한국 군대가 터무니없는 노동 착취를 벌일 수 있는 것은 그 구성원들이 학창 시절을 통해 이미 비슷한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좆같은' 일을 당하며 살았던 이들은, 잠깐 대학의 자유를 누린 후 다시 '좆같은' 경험을 하면서, 자신들이 온전한 성인이 아니며 조직적인 국가의 폭력에 계속 휘둘릴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을 체감하고는, 시스템 앞에 자발적으로 굴복하게 된다. 학교에서 화장실 청소를 해본 적 없는 청소년들이 입대할 무렵이 되면, 군대의 풍경도 그에 따라 어느 정도는 합리적으로 변모할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2007-07-15

1910년대 당시 아일랜드와 흑맥주

"도시의 공기에는 흑맥주, 건초, 뜨거운 파이, 말똥의 냄새가 혼합되어 있었지만, 흑맥주 냄새가 가장 강했다. 기네스 양조회사의 소유주 이베아프 경은 그곳에서 전 세계 흑맥주 생산량의 5분의 1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이 양조량은 영국군 모든 장병에게 1인당 2.5파인트씩 공짜로 나워줄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다. 흑맥주를 만드는 일은 마시는 일보다도 훨씬 더 좋아서, 기네스 노동자들은 그들이 은퇴하거나 해고당하거나 쓰러져 죽기만을 수천 명의 실직자 동포시민들이 안타깝게 기다리게 만드는, 이 나라의 노동귀족이었다. 그러나 이 도시에서 가장 숭배되고 있는 그 노동은 그 밖의 모든 사람을 인사불성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83페이지. 성자와 학자 / 지은이: 테리 이글턴 ; 옮긴이: 차미례 -- 파주, 경기도 : 한울, 2007

2007-07-10

미디어로서의 상품

"라스킨은 컴퓨터가 대중에게 파고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파했는데, 그의 견해는 매우 독특했다.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은 제품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제품이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사람들이 그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는 요지의 말을 자주 했다. 불행한 일일지는 몰라도 세상에 메시지를 전하는 길은 돈을 버는 방법 이외에는 없는 셈이다.

라스킨은 단적인 예로 매킨토시를 예로 들었다. 매킨토시 이전에 자신이 아무리 비트맵 스크린이 좋다고 이야기해도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제록스에서 아무리 많은 기사와 글들을 써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매킨토시가 의외로 많이 팔려나가자 사람들은 써보거나 기계를 구경한 다음 비트맵 스크린과 그래픽의 아이디어를 이해했고, 그래픽과 텍스트가 분리될 필요가 없으며 문자는 그래픽의 다른 예라는 사실과 함께 별도의 하드웨어를 쓰지 않고도 폰트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돈을 많이 벌면 벌수록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귀를 기울일 뿐만 아니라 포츈이나 월스트리트 저널에 오르내리지 않는다면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며, 그 반대의 경우라면 진실이든 아니든 사람들은 믿으려 할 것이라는 말을 라스킨은 자주 하고 다녔다."
MS-애플 「GUI 경쟁의 역사」에서 인용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으로서의 상품. '맑스도 자본론이 대형 서점에서 팔리기를 원했을 것이다'라는 탐 모렐로의 말을 연상시킨다. 이런 종류의 타당함은 여느 회의주의를 훌쩍 뛰어넘을 만큼 파괴적이다. 더욱 끔찍한 것은, 부러 좋은 상품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결과 당대에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경지를 이룩한 그 무엇은, 언젠가 좋은 골동품이 되어 훨씬 비싼 가격에 유통된다는 것이다. 불가능한 꿈을 꾸는 것마저도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진다.

2007-07-03

Bach violin sonata no.1 in G minor Fuga Allegro



셰링 연주.

쫀쫀하게 긴장하고 있는 선율의 푸가.